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유학생활

[소꽉의 경험담] 미국에서 사기를 당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by 미국유학생J 2022. 1. 12.
반응형

소꽉입니다. 오늘은 필자가 유학생활 초반에 미국에서 사기를 당한 사례를 공유하겠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3,000의 사기를 당했는데 혹시라도 미국을 가고자 꿈꾸는 예비 유학생들에게 필자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염원에서 이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필자는 학교 이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학교 측에서 날아온 이메일

내용을 요약하자면, 내가 일주일마다 $450의 급여를 줄 테니 내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불독)를 네가 잠깐씩 봐줄 수 있니? 이거다. 이게 더 황당한 것이, 학교 측에서 날아온 이메일이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없이 긍정적으로 apply 했다. 학교측에서 대행해주는 그런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하다. 필자는 당시에 아주 무지했다.

 

평소에 워낙에 강아지를 좋아하는 데다가, 일주일의 급여가 아주 달콤하게 느껴졌다. 가난한 생활을 하다 보면 유혹에 아주 혹하기 마련이다. (지난날의 나를 반성한다) 그래서 회신을 했더니 휴대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였고, 그리하여 더 이상 이메일이 아닌, 서로 문자를 주고받게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바꾸는 바람에 가지고 있는 문자내역들이 없지만 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러하다.

 

"Hi, thank you for applying it. Let me give you a paycheck first because I don't have time to give you directly." 상대방이 말하길 내가 사료비와 급여를 미리 너에게 줄 테니 그걸로 사료비를 사서 강아지에게 먹여주고 선불 급여를 주겠다는 것이다. 본인은 멀리 가야 해서 직접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난처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왜 이런 호의를 처음엔 의심하지 못했을까? 

그저 필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와 역시 아메리칸 마인드는 남다르구나. 만나서 인터뷰도 하기 전에 선뜻 수락하네? 그때만 해도 문화 사대주의 같은 게 뿌리 깊이 박혀있던 소 꽉이 었나 보다. 반성한다.

 

그다음에 이 강아지 주인이란 사기꾼이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체크를 보내줄 테니 내가 사는 주소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느낌이라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으나 "그래 설마 내 주소를 알아서 설마 무슨 큰일이 생기겠어?" 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알려주었다.

 

$3,000 가량이 기재돼있는 체크(수표)가 당일에 도착했다. 정말 빨리 도착해서 놀랍기도 하고 선뜻 거금을 보내준 상대방의 행동에 미국인의 큰 그릇이라며 엄지 척만 하던 필자였다. 이때만 해도 '역시 미국은 체크배달도 빠르구나' 이러면서 미국을 찬양하기에 바빴던 것 같다. (지난 날의 필자를 반성한다)

 

체크가 잘 도착해서 수령했다고 문자를 했더니 상대방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 내 은행계좌에 넣으라는 말만 반복하기 시작했다. 이 때 이상한 걸 감지했어야 했다. 체크받았냐 안 받았냐를 체크 배달받기 전에 십 수 번을 물어보는 것이다. 

 

체크를 받은 순간부터 노예가 되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내 은행계좌에 보내준 체크를 입금했다. 학교에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상대방은 내가 은행에 입금할 때까지 끊임없이 독촉하기 시작했고 이것을 따르지 않으면 마치 내가 돈을 떼먹는 사기꾼이 되는 것만 같아서 학교수업도 다 마치지 못하고 밖으로 뛰어나와 은행으로 가서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은행계좌에 체크를 넣으니 바로 잔고에 $3,000이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금을 한 뒤부터 갑자기 강아지 주인이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보내준 체크 금액 $3,000에서 사료는 본인이 사는 게 좋을 것 같으니 금액의 일부인 $600 정도를 자신의 계좌로 다시 보내줄 수 있냐는 것이다. 좀 의아했으나 내 돈이 아니니까 알겠다고 하고 보내주겠다고 답장했다.

 

강아지 주인의 계좌번호가 이상했다

사료비를 되돌려주려고 보니 강아지 주인의 계좌번호가 이상했다. 비트코인 계좌였다. 이때 이상한 걸 감지하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내가 받은 $3,000은 내 돈이 아니었기에 빨리 돌려주는 게 상책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600을 사료값으로 되돌려주었더니 그때부터 강아지 주인이 이상하리만큼 흥분하며 폭풍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마치 걸려들었다는 회심의 문자 같았다. 난데없이 펫시터를 할 사람을 가까이에서 따로 구했으니 나머지 $2,400도 다시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때 이미 이상한 사람이구나 감지를 했지만 남은 $2,400을 돌려주지 않으면 오히려 역으로 내가 강아지 주인의 돈을 횡령한 것이 되기 때문에 곧장 비트코인 계좌로 돌려주었다.

 

그때부터 강아지 주인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니, 속이 후련했다.

이틀이 지났다. 통장잔고를 확인했는데 $3,000 이 더 빠져나가 있었다.이때부터 멘탈 붕괴가 온 것 같다. 그래서 카페에다가 자문을 구했는데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필자는 그제야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힘이 풀렸다. 미국에서 너무나 흔한 신종 사기수법이라는 것이다.

 

 

수표가 pending 형태로 보통 2-3일 정도 계좌에 '머금고 있는데' 그 뒤로 수표 이수한 사람이 취소하면 지불정지가 된다는 것이었다. 자칭 강아지 주인이란 이 사기꾼은 이 시스템을 교묘히 활용한 것이고,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유학생들을 상대로 학교 이메일 인척 가장하여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 온 것 같다.

 

경찰서에 가서 신고했다. 하지만 미국 경찰은 이런 형태의 범죄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 애초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대는 접으라는 말을 들어와서 기대는 하지 않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경찰들은 이 사건을 처리해주지 않았다) 결국은 $3,000을 잃고, 여기에서 믿을 건 나 자신뿐이구나 를 실감하며 인생 교육비 잘 썼다고 스스로 위로를 했다.

 

예비 유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싶어 나의 흑과거를 들추어본다.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범죄이며 여전히 펫시터를 구한다는 이메일은 나에게 종종 오고 있다. 유인해서 현장에서 내가 적발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미국은 무기 사용이 자유로워서 다시 말해 위험한 행동을 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곳이기도 하다. 반드시 이런 사기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이만 소꽉의 경험담, 미국에서 사기를 당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포스팅을 마치겠다. 

 

반응형

댓글